2017년 2월 22일에 개봉한 <존 윅 2>는 2015년 첫 작품의 성공 이후 더욱 확장된 세계와 깊어진 서사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킨 작품입니다. 1편이 은퇴한 킬러의 복수극을 통해 신선한 액션 스타일을 보여주었다면, 2편은 그 기반 위에 더욱 정교하고 거대한 범죄 세계를 구축하면서 주인공 존 윅의 인간적 고뇌까지 담아냈습니다. 키아누 리브스는 이번에도 압도적인 카리스마와 육체적 몰입을 보여주며, 액션 영화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화려한 총격전과 액션 장면에 머무르지 않고, 킬러들의 세계를 하나의 규범과 질서가 존재하는 독특한 사회로 그려냅니다. 또한 존 윅이라는 인물이 처한 갈등은 관객으로 하여금 ‘정의와 생존, 자유와 속박’이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존 윅 2>를 ‘액션’, ‘세계관’, 그리고 ‘인물의 고뇌’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1. 액션 – 총격전과 무술이 결합된 리얼리티의 미학
<존 윅 2>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액션입니다. 이 영화에서 액션은 단순히 시각적 볼거리를 넘어, 캐릭터의 성격과 서사를 드러내는 수단으로 활용됩니다. 존 윅의 전투 방식은 정밀함과 효율성을 기반으로 합니다. 그는 총기를 사용하는 동시에 격투기를 결합해 상대를 단숨에 제압하는데, 이러한 액션 스타일은 현실성과 영화적 연출을 동시에 만족시킵니다. 관객은 총알이 난무하는 와중에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움직이는 존 윅의 몸짓을 통해, 그가 얼마나 오랜 세월 동안 치명적인 킬러로 살아왔는지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2편에서는 특히 장소와 상황에 따른 다양한 액션이 돋보입니다. 이탈리아 로마의 고대 유적에서 벌어지는 총격전은 역사와 현대가 교차하는 독특한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또한 지하 무기고에서 새로운 장비를 갖추는 장면이나, 거울의 반사와 빛을 활용한 전투 장면은 시각적으로도 탁월한 연출을 보여줍니다. 관객은 단순히 액션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무대 예술을 감상하듯 정교하게 설계된 장면 속에서 몰입하게 됩니다.
특히 <존 윅 2>는 '건 푸(Fu)'라 불리는 총격과 무술을 혼합한 액션 스타일을 더욱 발전시켰습니다. 이는 단순히 화려한 기술을 뽐내는 것이 아니라, 존 윅이라는 인물의 철저한 훈련과 습관이 응축된 결과물입니다. 그는 필요 이상의 움직임을 배제하고, 모든 행동이 생존을 위한 최적의 선택으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그의 액션은 현실적인 무게감을 지니면서도 동시에 예술적 아름다움까지 확보하게 됩니다. 이러한 균형감은 현대 액션 영화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2. 세계관 – 킬러 사회의 규범과 확장되는 신화
<존 윅 2>의 또 다른 핵심은 바로 세계관입니다. 1편에서 이미 ‘콘티넨탈 호텔’이라는 킬러들의 안전지대 개념이 소개되었다면, 2편에서는 이 규범이 어떻게 전 세계적으로 확장되고 있는지가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영화 속 킬러 사회는 단순한 무법천지가 아니라, 엄격한 규칙과 전통, 그리고 화폐 시스템을 갖춘 하나의 사회입니다. 이로써 존 윅의 세계는 단순한 개인의 복수극이 아니라, 하나의 신화적 서사로 발전하게 됩니다.
특히 ‘마커’라는 개념은 영화의 핵심 동력으로 작동합니다. 이는 킬러들 사이에서 절대적으로 지켜져야 하는 혈맹의 증표로, 한 번 맺은 약속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행해야 합니다. 존 윅이 다시 은퇴에서 끌려 나오게 된 이유 역시 과거에 맺은 마커 때문입니다. 이 설정은 존 윅이라는 캐릭터가 자유를 갈망하면서도, 결국 과거의 족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숙명을 지녔음을 드러냅니다. 이는 관객에게 강렬한 비극성을 선사하며, 존 윅의 여정을 더욱 무겁게 만듭니다.
또한 <존 윅 2>는 킬러 사회의 지리적 확장을 통해 세계관을 한층 풍부하게 만듭니다. 로마, 뉴욕 등 다양한 도시가 배경으로 등장하며, 각 지역의 콘티넨탈 호텔은 저마다 다른 분위기와 규범을 보여줍니다. 이는 곧 킬러 사회가 단순한 배경 설정을 넘어, 마치 중세 기사단이나 비밀 조직처럼 역사와 전통을 지닌 집단이라는 인상을 강화합니다. 이처럼 영화는 현대 액션 영화에 드물게 신화적 깊이를 부여하며, 관객을 단순한 총격전 이상의 이야기로 이끌어 갑니다.
3. 인물의 고뇌 – 자유를 향한 끝없는 투쟁
무엇보다 <존 윅 2>가 흥미로운 점은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존 윅은 단순히 싸움을 잘하는 인물이 아니라, 자유와 안식을 갈망하는 인간으로 묘사됩니다. 그는 이미 은퇴를 선언하고 평범한 삶을 살고자 했지만, 과거의 인연과 규범에 얽매여 다시 전쟁터로 끌려옵니다. 이는 관객에게 "과연 인간은 자신의 과거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존 윅의 고뇌는 그가 싸우는 방식에서도 드러납니다. 그는 단순히 적을 제거하는 기계적인 존재가 아니라, 매 순간 선택을 강요받는 인간입니다. 마커 때문에 원치 않는 임무를 수행해야 했고, 그 결과로 또다시 수많은 적을 만들었습니다. 존 윅은 자유를 얻기 위해 싸우지만, 그 과정에서 오히려 더 깊은 속박에 빠져듭니다. 이 아이러니는 영화의 비극적 정서를 더욱 강화합니다.
특히 영화의 결말은 존 윅의 고뇌를 극적으로 드러냅니다. 콘티넨탈 호텔에서의 규칙을 어기고 적을 제거한 그는, 결국 킬러 사회 전체로부터 추방당합니다. 이는 단순한 도망이 아니라, 전 세계가 그의 적이 된다는 선언이었습니다. 관객은 존 윅이 더 이상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음을 깨닫고, 그의 여정이 단순한 개인적 복수를 넘어 인간 실존의 고통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존 윅의 고뇌는 결국 현대인의 삶과도 닮아 있습니다. 과거의 선택, 사회적 규범, 책임과 의무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인간의 모습은 우리 모두의 삶 속에서도 반복됩니다. 이 때문에 관객은 존 윅의 여정을 단순히 영화 속 이야기로만 보지 않고, 자신의 삶에 투영하여 공감하게 됩니다.
영화 <존 윅 2>는 단순한 속편이 아니라, 액션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장한 작품입니다. 정교한 액션 시퀀스는 리얼리티와 예술성을 동시에 확보하며, 킬러 사회라는 독창적인 세계관은 이야기에 신화적 깊이를 부여했습니다. 또한 주인공 존 윅의 고뇌와 갈등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인간 실존의 문제를 성찰하게 만듭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킬러의 복수극’을 넘어, 과거와 규범, 자유와 속박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탐구한 영화였습니다. 키아누 리브스의 강렬한 연기와 감독의 치밀한 연출은 관객으로 하여금 단순히 액션 장면을 즐기는 것을 넘어, ‘삶의 의미와 자유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존 윅 2>는 현대 액션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며, 이후 시리즈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명확히 보여준 작품입니다.